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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기 작가의 ‘성지파노라마’ 컬러사진집 눈길
기사입력 2015-04-17 오전 1:42:00 | 최종수정 2015-04-17 오전 1:59:39        

People 초대석 김한기 사진작가

 

김한기 작가의 ‘성지파노라마’ 컬러사진집 눈길
인간의 근원과 연결된 세계, 집중적으로 렌즈에 담아


카메라는 정교한 인간의 눈을 닮은 매우 독특한 기구이다. 쓰기에 따라, 미처 보지 못했거나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를 포착해 인간의 삶과 세계에 대한 깊은 통찰, 그리고 경이로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20년 간 사진 작업에 매진해온 김한기 작가는 렌즈를 통해 인간의 근원과 연결된 세계를 집중적으로 포착해왔다.

 


그는 1993년 기독교 성지를 촬영한 이래로 13년의 세월을 성지 탐사에 몰두했다. 1993년 분주했던 25일간의 촬영여정은 김한기 작가의 이후 작업의 원동력이 되었다. 성지사진이 전무했던 당시, 한국의 상황에서 김한기 작가가 기댈 수 있는 언덕은 없었다. 장소, 신앙, 역사적 배경 등에 대한 내용들을 챙길만한 상황적인 여건이 너무나 부족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한기 작가는 눈과 손의 예민한 감각에 의존해 눈앞에 펼쳐진 새롭고 경이로운 세계의 모습을 신들린 듯 카메라에 담았다. 귀국 후에 현상, 인화의 과정을 거쳐 손에 쥔 사진들을 동행했던 목사 분들에게 하나하나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은 가치 있는 사진 작품을 건져 올린 시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신앙인으로 한걸음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 작업을 통해 눈으로 볼 수 없는 신앙의 세계와 연결된 셈이었다. 이후 김한기 작가는 이스라엘을 포함해 12개국의 성지를 방문해 카메라에 담았다. 이 과정은 그리 만만한 과정은 아니었다. 팔레스타인에서 돌 세례를 받아 자동차 창문이 깨지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12개국의 성지를 고집했던 것은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기 위한 집요한 작가적 자존심 때문이었다. 이런 자세는 결국 작가 자신이 납득할만한 사진을 얻게 했다. 결국, 사도바울의 선교 여행지 8개국과 이 나라들과 연관된 11개 섬을 완주했던 결과물들은 2006년 말에 ‘성지파노라마’란 컬러사진집으로 출간돼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사진집의 제목에 ‘파노라마’란 말이 붙은 것처럼 김한기 작가의 작업은 대상의 전체적인 전경을 드러내 보이는데 많은 관심이 가 있다.
 
지난 4월 ‘서울이야기’ 전시로 화제 모아


이런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난 탓인지 15만 원의 고가 사진집임에도 불구하고 2014년에 3쇄를 찍을 정도로 독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07년 봄, 김한기 작가는 ‘성서의 땅과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개최했다. 당시, 사진전은 이스라엘의 아름다운 풍광과 그 땅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1백 50여 장의 사진을 선보였다.

 

▲     © 작품 이미지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 수태’를 고지한 동굴, 예수가 탄생한 장소, 마귀에게 시험받은 유대광야, 예수사역의 활동무대였던 갈릴리 주변 등 신약시대의 흔적을 담아낸 사진들이 특히, 관람객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김한기 작가는 “성경에 명시된 장소들과 역사의 현장들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성도들에게 성서의 무대 한 복판에 서 있는 것 같은 감격을 선물하기 위해 수천, 수만 장의 사진 가운데 엄선한 작품들을 전시했다”며 당시 전시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한기 작가는 오사카 예술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오사카국제교류센터에서 ‘오사카의 사람들’이라는 개인전을 시작하며 사진작가로서의 이력을 쌓기 시작했다.

1996년 세종문화회관 대사관 기획전과 이스라엘 정부 주최 아시아지역 순회전 등 다양한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김한기 작가의 전시 중에서도 역시 분기점이 된 것은 2006년 ‘성서의 땅과 사람들’이었다. 오랜 시간 기독교 성지에 포커스를 맞췄던 김한기 작가는, 올 해 4월 ‘서울이야기’란 타이틀의 전시를 통해 서울의 풍경을 공개했다. 이 전시를 통해 그는 인물, 풍속, 행사, 거리표정, 정치, 경제 등 다양한 각도로 서울을 파노라마적으로 나타냈다. 


 
감성의 아날로그와 시간의 흐름 추구하다


전 오사카 예술대학 사진과 교수인 아이노 에이무는 이 전시에 대해 “서울이 지닌 역사의 바탕에 둔 전통적인 과거와 글로벌한 도시 현재의 무한한 발전을 기대하는 미래지향적인 작가의 눈매가 시공간을 넘나들고 있다”며 “예술적 미의식에 따른 표현방법을 따르지 않고 사진 본래의 리얼리티가 담긴 도큐멘트성을 중시한 표현력을 사계를 통해 전개하는 건강한 서울이 다각적으로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이노 에이무는 “유니크한 편집구성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며 전시를 통해 드러난 작가의 편집적인 의도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서울이야기’에 대해 김한기 작가는 “이 전시는 철저하게 아날로그적이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를 추구하는 것은 시대의 역행, 퇴보라는 말을 간혹 듣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추구한 것은 감성의 아날로그와 시간의 흐름이라는 자연의 섭리”라며 “‘서울 이야기’는 바로 이 시간을 주인공으로 하고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전시이면서 초미니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한기 작가는 “일찍이 서울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서울시 전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리하여 나는, 인간의 시각 범위를 초월해야만 서울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광경을 파노라마를 통해 이루어냈다”며 그 시선의 도입 이유를 부연 설명했다. 

  
김한기 작가, “갈대처럼 자연스럽게 작품활동 매진할 것”


김한기 작가는 디지털로 대변되는 시대의 변화 앞에 서서 “우직한 소나무가 될 것인가, 갈대가 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20년 동안 사진작가라는 외길 인생을 살아왔고 올해가 꼭 20년째 되는 해다. 나는 지금까지 소나무처럼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나 강력한 태풍 앞에서 소나무는 어쩔 도리가 없다.


뿌리까지 뽑혀 흔적만 남은 자리 옆에 갈대 하나가 오롯이 우직하다. 오로지 갈대만이 한 자리에서 모진 풍파에 몸을 이리로 저리로 뉘이며 시간을 견디었다. 이제는 그런 갈대이고 싶다”며 작가 인생 20년을 되 짚는 실존적인 소회를 피력했다. 13년에 걸친 성지 탐사 이후, 삶의 터전인 서울이란 도시의 모습을 다양하게 살핀 작가의 솔직한 속내였다. 김한기 작가는 세상의 변화에 자연스럽게 몸을 내맡기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부여잡고 있는 갈대 같은 모습으로 차분히 작업을 해나갈 것이다. 이런 작가의 태도는 다음 전시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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